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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Travel Okinawa

오키나와 케라마 제도, 자마미섬(座間味島)

오키나와 촌놈 2020. 4. 13. 21:00

#1 케라마 제도 국립공원

케라마 제도 국립공원은 오키나와 본섬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섬들로는 토카시키나 자마미가 있는데 나하 토마리항(토마린)에서 페리로 1~1.5시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곳들이에요. 원래 케라마 제도는 다이빙이나 마린 스포츠가 유명한 곳이었어요. 특히 다이버들에게는 바다 거북이 포인트로 유명해서 스쿠버 다이빙뿐만 아니라 스노클링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인기 있는 곳이에요. 하지만 최근에는 당일치기로 와서 자연만 만끽하고 가는 관광객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예요. (물론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방문객이 거의 없지만...) 아침에 출발해서 섬을 한 바퀴 둘러본 후 오후 일찍 나하로 돌아오는 스케쥴이 일반적이에요. 약 3~5시간 정도를 자마미섬에서 보낼 수 있는데 섬이 크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어요. 

일단 이곳에 가기 위해서는 나하 토마리항(토마린)으로 가야 돼요. 이곳은 케마라 제도의 섬들로 가는 페리의 출발점이기도 해요. 그래서 오늘 소개해드릴 자마미섬 또한 이곳에서 페리를 타고 갈 수 있어요. 근데 자마미섬의 경우에는 아카섬이라는 곳을 경유해서 가야 돼요. 경유라고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아니고요, 자마미섬은 아카섬을 출발하자마자 바로 도착할 수 있는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요.

#2 자마미섬으로 출발

티켓을 구입하고 나면 페리가 정박되어 있는 선착장으로 가야 돼요. 여러 섬으로 출발하는 페리들이 있으니 이름을 확인하고 타셔야 돼요. 표지판이 영어로도 적혀 있으니 크게 걱정할 부분은 없을 거예요.

페리에 승선하면 사진에 보이는 다리 밑을 통과하여 자마미섬으로 향할 거예요. 출발을 기다리는 동안 배 위에서 다양한 종류의 보트나 페리들이 오가는 것을 구경할 수도 있어요. 저 다리를 지나면 바로 케라마 제도가 보일 만큼 케라마 제도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요.

페리는 충분히 쾌적하고 넓어서 가는 동안 실내에서 TV를 보며 편안하게 있을 수도 있고, 갑판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타이타닉을 찍을 수도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갑판 제일 위에서 오키나와 바다 향기를 만끽해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실내에 계시던 분들도 섬에 가까워질수록 조금씩 밖으로 나와서 사진 삼매경에 빠지시더라고요. 확실히 바다가 예쁘니 대충 찍어도 인생샷이었어요. 물론 그냥 바라만 봐도 좋구여^^

섬에 가까이 갈수록 바다가 푸른 색에서 에메랄드 색으로 변신해요. 확실히 에메랄드 색 바다가 뭔가 더 신비로운 느낌이 들어요. 이런 색깔이 나타나면 선원들은 배에서 하선 준비를 시작하고, 선착장에서는 지상 직원들이 페리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어요.

도착한 곳은 자마미섬에 가기 전 경유하는 아카섬이라는 곳이에요. 이곳에서 주민들과 관광객 일부가 먼저 내린답니다. 일단 선착장이 귀여운 그림들로 도배되어 있어서 참 밝은 느낌이 들었어요. 서로 반갑게 상봉한 가족들의 모습도 보이고, 손님들 픽업을 위해 마중 나온 다이빙숍 직원들도 보였어요. 이렇게 페리는 아카섬 방문객들을 하선시키고 다시 최종 목적지인 자마미섬으로 향하게 됩니다.

#3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자마미섬

정말 곧 자마미섬에 도착했어요. 아카섬 선착장의 귀여운 그림들 때문인지 자마미섬은 상대적으로 고요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오키나와 촌놈이 타고 온 배에서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화물도 같이 내려요. 특히 화물에는 주로 자마미섬 주민들의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이 가득 들어 있다고 하네요.

자마미섬은 지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그리 크지 않은 섬이에요. 그리고 대부분의 주민들이 항구 근처에 살고 있어요. 오키나와 촌놈은 1박을 이곳에서 하게 되었는데 숙소를 찾을 때 호텔보다는 대부분이 민박 스타일이었어요. 그리고 그 숙소들도 대부분 시내에 밀집되어 있고요. 사실 밀집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숙박 시설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에요^^ 우선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가장 중요한 오토바이를 빌렸어요. 참고로 국제 면허증 오토바이란에 도장이 없을 경우 오토바이 렌트는 불가능해요. 간혹 자동차란의 도장으로 오토바이 렌트를 하시려는 분들이 계신데 결과는 바로 리젝!! 오키나와 촌놈은 한국 면허를 일본 면허로 변경한 것이어서 오토바이 렌트도 가능하긴 해요. 단, 50cc 오토바이까지만!! 이것은 한국 오토바이 면허가 없기 때문이에요. 만약 한국의 오토바이 면허도 동시에 소지하고 있다면 일본 면허로 변경 시 50cc 이상 오토바이 운전도 가능하도록 발급이 돼요. 그래서 자마미섬 일주를 위해 저희가 원했던 100cc 이상 2인승 오토바이 렌트를 위해서는 와이프의 일본 면허만 가능했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오키나와 촌놈의 와이프가 운전대를 잡게 되었네요^^

미안함도 잠시 와이프가 막 달리네요. 사실 저보다 운전을 더 거칠게 하는 편이라 좀 무섭기는 했네요. 어쨌든 저희는 섬의 왼쪽부터 보기로 했는데 가는 곳마다 절경이네요. 바다 색깔은 정말 실화임돠~ㅎㅎ

중간중간에 바다가 보이면 그냥 이렇게 들어가도 돼요. 너무 투명해서 눈이 부실 정도였네요. 앞에 보이는 섬까지 왠지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수심이 낮았지만 자연 앞에서는 항상 겸손해야 하는지라...^^

운전하다 보면 전망대가 하나씩 나와요. 나무 데크 위에 올라가 바다를 바라보면 "웰컴 투 파라다이스~" 대자연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제 자신을 느끼며 인생무상, 한단지몽, 일장춘몽 등등... 막 생각나요~ㅎㅎ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목도 마르고 배도 꼬르륵거리네요. 그래서 시내로 돌아와 맛집이나 까페를 물색하기 시작했어요.

찾는 와중에 마치 선생 김봉두가 나올 법한 분위기의 섬마을 초등학교를 발견했어요. 애들이 왁자지껄한 것이 간만에 정겨움이 팍팍 묻어나는 곳이었어요. 혹시나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할까봐 그냥 조용히 바라보고만 있었는데 오히려 애들이 와서 먼저 말을 걸더라고요. 한국 사람이라고 했더니 저 초록 소년(?)이 어찌나 좋아하던지. 알고 보니 이 친구는 방탄소년단의 팬!! 이 섬마을까지 BTS가!! 본인은 뷔를 가장 좋아한다고 하네요. 정말 BTS는 서프라이즈~ㅎㅎ 이 친구랑 말을 많이 했더니 더 배가 고파졌어요. 주위에 분위기 좋은 까페가 있다고 해서 한 번 가봤어요.

'Cha Villa'라는 2성급 호텔의 1층 까페예요. 호텔도 하면서 까페도 같이 하는 곳인데 정원이 정말 예뻐요. 열대 지방의 느낌도 나면서 유럽의 느낌도 살짝 나는 그런 곳?? 그리고 이곳에는 참 귀여운 강아지 친구도 살고 있어요.

바로 이 친구인데 역시나 모든 손님들에게 사랑받고 있더라고요. 애교가 어찌나 많은지 순간 납치 충동을... 털이 보들보들해서 저도 모르게 계속 머리를 쓰담쓰담해주고 있었네요.

#4 후루자마미 비치

자마미섬은 여름철 해수욕으로도 유명한 곳이에요. 그렇다면 예쁜 비치는 필수!! 그래서 다음으로 가본 곳이 후루자마미 비치라는 곳이에요. 이곳은 매년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어요. 시내로부터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저희는 섬을 한 바퀴 돌고 나서 마지막으로 방문하게 된 곳이에요.

일단 비치가 참 예뻐요. 하얀 백사장과 에메랄드 빛 바다는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았어요. 성수기가 아닐 때 가서 그런지 오히려 한산해서 좋더라고요. 이곳은 자마미섬 항구에서도 가까워 어렵지 않게 방문할 수 있지만 시내를 벗어나면 큰 언덕 하나를 넘어야 하기에 차마 도보로 방문하시는 것은 추천드리지 못하겠네요.

#5 석양 또한 일품

후루자마미 비치를 뒤로 한 채 을 보러 갔어요. 후루자마미 비치는 동쪽이라 조금 더 남쪽으로 가기로 했어요. 결국 출발점인 자마미항 근처로 가게 됐네요. 거기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 먹고 석양 포인트를 찾아 나섰어요. 

가는 길에 시간이 남아 또다시 바다에 입수!! 이번에는 카누 배우시는 분들도 볼 수 있었어요. 참 다양한 액티비티가 가능한 자마미섬이네요. 카누 타는 것 좀 보다가 때를 맞춰 바다를 바라봤어요. 구름이 조금 있어서 해가 확실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구름 사이로 반사되는 태양빛도 충분히 분위기 있었어요. 해가 지고 나니 그렇게 활기차던 마을도 온데간데없이 적막감만 흐르는 섬마을로 변해있었어요. 작은 섬이다 보니 시내를 제외하곤 불빛도 거의 보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오토바이 불빛에만 의지한 채 숙소로 돌아왔어요. 파킹만 하고 바로 구글맵으로 술집 검색!! 운 좋게 숙소 근처에 괜찮은 곳이 있네요.

이곳은 '산타(三楽)'라는 술집인데 외관이 이렇게 생겼어요~ㅋㅋㅋ 그냥 버려진 집인 줄 알고 몇 번이나 지나쳤었는데 이곳이 바로 저희가 찾던 술집이었답니다...;; 실외는 이렇지만 실내는 그래도 제법 이자카야 느낌이 났어요.

오리온 맥주는 당근이지만 기린 생맥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그리고 가성비도 제법 좋았던 것 같아요. 주위 테이블은 동네 어르신들로 꽉 차 있었는데 계속 오키나와 촌놈에게 말을 거시더라고요. 워낙 이런 거에 익숙한지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같이 웃고 떠들었네요. 근데 생각해보니 사투리 너무 심하게 쓰셔서 알아듣지 못한 말이 태반이라는 거~^^

다음 날 아침은 시내 쪽만 잠시 둘러봤어요. 오토바이 타고 방파제 쪽으로 갔더니 낚시하는 사람들이 꽤 많더라고요. 저희는 인생샷 몇 장만 남기고 정오 무렵에 페리 타고 나하로 돌아왔답니다. 만약 짧은 일정 속에서 자마미섬을 꼭 방문하고 싶으시다면 이 정도 스케줄이나 당일치기가 딱인 것 같아요. 아님 아예 장기 체류하면서 힐링캠프 찍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고요~ㅎㅎ 다만 그럴 경우 식료품이나 생필품은 나하에서 충분히 구입해 가시기를 추천드려요. 슈퍼가 그리 마땅치 않은 편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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