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n Okinawa

[오촌의 눈] 일본에서 바라본 4.15 대한민국 총선 (feat. 국뽕주의) 본문

[눈팅거리] 오촌의 눈

[오촌의 눈] 일본에서 바라본 4.15 대한민국 총선 (feat. 국뽕주의)

오키나와 촌놈 2020. 4. 16. 22:00

#1 투표율 66.2% 실화?

어제는 대한민국에서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죠? 키나와 (오촌)도 선거 방송을 시청했는데 정말 날이 가면 갈수록 한국의 선거 방송은 진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번 SBS의 약 빤 대선 중계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었는데 이번에는 MBC가 폭주했네요~ㅎㅎ 어쨌든 한국은 이렇게라도 정치를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다는 게 일본에 살고 있는 키나와 으로서는 마냥 부러울 따름입니다^^

대한민국은 선거를 하면 할수록 뭔가 역대급 기록이 계속 쏟아지는 것 같아요. 역대 최고는 아니지만 투표율 66.2% 실화임?? 코로나 국면에서?? 먼저 대단하고 자랑스럽다는 얘기를 하고 싶네요.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는데 성향을 떠나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큰 권리이자 축복인 것 같아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는 거대 여당의 탄생으로 종결되었군요. 매번 선거 후에 하는 기대이긴 하지만... 제발 이번만큼은 뻘짓 그만하고 제대로 국회 좀 운영했으면 하는 일본에 있는 교민 1인의 마음이네요~ㅋㅋ 여러 지역 지인들로부터 이런저런 얘기들을 많이 들었는데, 본인이 싫어하는 후보에 대한 썅욕과 더불어 좋아하는 후보에 대해서는 무한 칭찬도 아낌없이 하더라고요. 근데 오키나와 촌놈은 일본에 살고 있다 보니 한국의 이런 모습조차도 왠지 쿨해 보이는 매직 효과 뿅뿅~ㅎㅎ 한 국가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니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들 또한 당근 빠따로 존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에요. 물론 맹목적인 비방과 거짓된 선동은 문제가 되겠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이러한 칭찬과 비판(비난인가??ㅎㅎ) 또한 정치에 대한 관심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암튼 한국 사람이다 보니 일본에 살면서 그런 생각이 좀 더 많아지게 되었는데 반대로 지금의 일본 정치를 보면 과연 견제와 균형이 잘 작동하고 있는 건지, 그리고 건강하게 잘 발전하고 있는 건지에 대한 의문이 들더라고요. (완전 오지라퍼 느낌인데?? 알아서 잘 돌아가겄지...)

#2 정치적으로 참 많이 다른 일본

우선 일본의 정치 시스템을 잠시 말씀드리면 한국의 대통령제와는 다른 의원내각제를 택하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도 국회의원(중의원+참의원)은 전부 국민 투표로 선출하고 있어요. 다만 국가 최고 권력이라고 할 수 있는 총리(대신)는 국민투표를 통해 뽑는 것이 아니라 미국으로 따지면 하원에 해당하는 중의원 다수당의 수장이 맡고 있어요. 따라서 어찌 보면 일본은 입법부가 곧 행정부인 경우가 많아서 삼권분립과는 좀 거리가 멀어 보여요. 물론 견제와 균형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될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본의 대빵은 우익을 넘어 극우로 향하고 있는 자민당이기 때문이에요. (매우 드물게 코로나 사태 이전 자주 한국을 들락날락거렸던 하토야마 유키오는 민주당 출신임) 참고로 일본 제1대 총리는 성만 들어도 자동으로 오지마킥이 나가는 '이토 히로부미'였고요, 하토야마 유키오 아저씨 바로 전에는 지금 아베의 오른팔이자 망언과 썩소의 아이콘 '아소 다로'였답니다~ㅎㅎ

썩소가 매력(?)인 현재 일본 재무상이자 부총리인 아소 다로. 힝~ 속았쮜??

중의원 다수당에서 총리가 선출되다 보니 예로부터 파워가 막강한 자민당이 계속해 먹을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물론 그 파워는 기본적으로 국민들에게서 나옴) 즉, 했던 사람이 또 하고 좀 쉬다가 또 하고 뭐 그런 게 상당히 많다는 얘기인데요, 조금 멀리 떨어져서 보면 항상 그 밥의 그 나물들이에요. 그리고 진격의 아베도 이미 2006년에 약 1년 동안 총리를 지낸 적이 있어요. 그 후 2012년부터 다시 총리에 선출되어 장기 집권하고 있는 것일 뿐이죠. 아베 앞에서는 시진핑도 단기 집권 중인 지도자에 불과해요^^ 나중에는 아베의 오른팔, 왼팔, 엄지발가락, 오른손톱까지도 가리지 않고 한 번씩 다 해먹을 구조랍니다~ㅎㅎ 

#3 '민주주의'의 꽃 = 선거

대한민국 총선 방송을 보며 '정치라는 것이 대중들에게 마냥 무겁게만 느껴지던 그런 시대는 이제 지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이런 생각은 인터넷이나 미디어뿐만 아니라 SNS가 워낙 발달한 한국 사회이기에 실현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암튼 이에 걸맞게 지금의 선거는 확실히 오프라인 못지않게 대중들과의 온라인 소통이 필수인 이벤트가 되어 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여요.

사실 일본의 선거철 풍경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솔직히 느낀 바로는 한국의 선거철 풍경이 일본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할 순 없을 것 같음) 우선 선거철이 되면 후보자 벽보가 붙고 트럭에서 온갖 잡음을 발사하기 시작해요. 그나마 다행인 건 밤에는 시끄러우니 시간을 정해놓고 한다는 거~ㅋㅋ 선거 운동 아르바이트하시는 분들은 하루 종일 길에서 손 흔들고 계시고 후보자나 주요 지지자들은 트럭에서 메가폰으로 일장연설을 늘어놓는 바로 그 모습. 맞습니다. 한국과 완전 똑같죠? 근데 한국과 다른 점은 후크송+군무를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는 거예요. 역시 가무는 한국이 짱이라는 생각이...^^

그리고 정해진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는 방식인데 특이한 점은 후보자를 선택할 때 펜으로 직접 이름을 적어야 된다는 것이에요. 딱 들어도 뭔가 문제 있어 보이지 않으세요? 중국인과 일본인의 특징 중 하나가 본인들이 쓰는 글자, 즉 한자의 100%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인데 일본의 투표에서도 이러한 맹점이 항상 드러나고 있어요. (세종대왕님 만세~) 후보자 이름의 철자를 틀리는 사람들이 은근 많아서 무효 처리되는 표도 상당하다고 하네요. 그럼 왜 고치지 않는 것일까요? 이와 관련 작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 일본 언론에서 일본 정치는 갈라파고스화되고 있다는 보도를 한 적이 있어요. 이름을 적는 것 자체가 기성 정치인이나 세습 정치인, 그리고 세력이 큰 정당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라는 거죠. 새로운 인물보다는 기존에 알고 있던 정치인들의 이름이 더 익숙하다 보니 투표 시 무효표가 덜 나올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는데요, 오키나와 촌놈이 봤을 때는 반대 의견 중 하나인 '정치인들의 일은 유권자들로 하여금 본인들의 이름을 직접 쓰게 만드는 것이다' 보다는 확실히 낫긴 하지만 뭐 거기서 거기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ㅋㅋㅋ

우리나라 총선으로 다시 돌아가면 예전에도 위와 같은 홍보 이미지는 많이 찾아볼 수 있었어요. 하지만 오키나와 촌놈이 이번에 주목한 것은 질적으로 업그레이드된 선거철 분위기였어요. 다른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모함과 음해가 판치던 예전 선거 분위기와는 다르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당한 한 표 행사를 적극 장려하는 건전한 분위기로 점점 탈바꿈하고 있는 분위기였어요.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는 지금 시기에 총선을 치른다는 것은 다른 나라로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죠. 그런 만큼 선거관리 위원회에서는 위생에 보다 만전을 기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TV를 보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바로 비닐장갑!! 코로나 바이러스 플렉스(FLEX)가 과연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가!! 그와 더불어 1m 거리두기까지!! 화룡점정은 선거 투표율 66.2%!! 그냥 RESPECT~~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는데 이건 꽃이 아니고 열매까지 열리고 있는 느낌이랄까...ㅎㅎㅎ 암튼 타지에 있지만 자부심만은 지울 수가 없네요.

그리고 이런 이벤트들도 참 좋은 것 같아요. 선거철이면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넘쳐나는 분위기이고, 특히 몇 년 사이에 젊은 층에게도 선거는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이벤트로 각인되고 있는 것 같아서 뭔가 뿌듯함을 많이 느껴요.

그리고 인증샷은 필수겠죠? 오키나와 촌놈도 인증샷 찍어서 인스타에 올린 적이 있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불법이니 뭐니 말들이 좀 많았던 시기라 혹시 몰라 (소심하게) 바로 삭제...ㅋㅋ 요즘은 이런 것들도 센스 있게 많이 완화되었더라고요. 이렇게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투표할 수 있다 보니 딱딱했던 정치 이미지가 점점 대중들에게 가깝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그런 만큼 정치인들도 국민의 레벨에 맞는 정치를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려요. 일본에 있는 오키나와 촌놈이 더욱 자부심을 느낄 정도로 말이죠~^^

투표가 끝나면 밤새 개표 방송을 봐야 되겠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번엔 MBC가 약을 좀 빤 느낌이었어요. 트위터에서 생중계까지!! 그래도 덕분에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개표 방송을 본 것 같아요. 일본에선 이런 방송 절대 기대할 수 없거든요...ㅠㅠ 이런 방송했다가는 "오마에 빠가빠가~~ 빠가사리 불가사리 송사리데쓰까"라는 말을 듣게 될지도 몰라요. 그냥 바보 멍청이라는 뜻이에요. MBC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국들도 개표 방송 클래스가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사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미 애니메이션을 제외한 미디어 콘텐츠는 일본을 압도한 지 오래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메인 방송에서 수 십 개의 판넬을 사용하는 이곳의 아날로그 방송 현실을 보면서 정말 한국은 백남준 선생님의 후예들답구나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돼요. 반강제 아날로그 삶을 살고 있는 오키나와 촌놈에게도 큰 자극이 되는 컬처쇼크였어요~ㅋㅋ  

#4 '민주주의'의 꽃 = 선거 = RESPECT

총선이랑 정치 얘기하다 보니 어느새 내용도 늘어나고 표현도 과격해지는 것이... 역시 오키나와 촌놈도 딱 한국 사람인가 봅니다!!ㅋㅋㅋ 비록 해외에 있긴 하지만 오키나와 촌놈은 항상 한국 소식에 메인 주파수를 맞춰두고 있답니다~ 암튼 오늘 쓴 내용들은 오키나와 촌놈이 일본에서 바라본 한국의 모습들이라 한국에 계신 분들의 생각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다는 점 미리 이해해 주시기 바래요. 원래는 정치인들처럼 직접 가서 민심을 읽어야 되는데(ㅎㅎ) 지금은 안타깝게도 거의 한국을 갈 수 없는 상황인지라...ㅠㅠ (도쿄나 오사카에서 가는 비행기는 있지만 가격이 Crazy~) 그래서 지인들 찬스 및 인터넷에 의존하고 있는 관찰자의 입장이라는 점 양해 부탁드려요~ 오키나와 촌놈도 한국의 최신 유행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는 있으나 역시 한국은 스피드도 플렉스~~ 더 열심히 따라가야 될 것 같아요. 여기 있는 일본 친구들이 오히려 저보다 한국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지라 게을리하다가는 바로 아재로 전락할 분위기예요.

그리고 국뽕이라면 국뽕이지만 요즘 한국의 위상이 심상치 않네요. 가끔 국뽕에 취하고 싶으면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을 몇 번이고 돌려봤었는데 요즘은 코로나 관련 외신 뉴스들만 찾아봐도 국뽕에 취하게 된답니다. 그리고 심지어는 이제 일본 방송만 봐도 넘사벽인 한국 코로나 대처 클래스가 나와요!! 한국이라면 정말 좋은 것도 일부러 까대던 일본이었는데 이제는 (해외는 모두 예상했었지만 국내는 모르는 척하고 있던) 사태가 심각해지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한국의 대처 방식을 하나둘씩 따라 하고 있어요. (물론 이것도 나중에 한국의 방식과는 다른 일본에서 만든 Made in Japan 방식이라고 얘기할 것 같지만^^)

최근 한국에 주재하는 일본의 한 뉴스 특파원은 한국에서 지금과 같은 대량 검사 시스템이 가능한 이유가 소위 징병제의 산물로 표현된 ‘공보의(공중보건의)’ 인력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나홀로 뜬금포 주장을 펼치고 있어요. 분명 어디서 들은 건 있는 것 같은데 뭔가 대략적으로만 언급하고 넘기는 걸로 봐서는 이 발언이 그냥 한국 시스템을 의도적으로 디스하기 위함이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기까지 하네요. 특히 세 가지 주제 중에 첫 번째로 보도되어서 시간적으로도 대충 후딱 휘리릭~ 넘기기에 딱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 한 사람이라도 더 검사해도 부족할 마당에 굳이 징병제 얘기를 꺼내는 이유가... 의도가 너무 뻔히 보이는 거 아닌가요?ㅎㅎ (물타기 실패!!) 심지어 이 뉴스에 대해서는 일본인들조차도 감염자가 폭발하고 있는 일본의 현상황에서 할 소리는 아닌 것 같다는 댓글을 달고 있어요~ㅋㅋ 참고로 이게 우경화의 영향인진 몰라도 일본 방송을 보면 이런 식으로 귀를 의심할 정도의 터무니없는 정신승리 발언들이 난무하고 있어요. 이래서 (분명 들어는 봤다는데 정작 실제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일본 국가대표 축구팀의 '전설의 1군설'도 나오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암튼 결론은 (급 마무리) 역시 일본 방송에서는 몰래 카메라가 최고 빅잼인 것으로...^^ 

암튼 오키나와 촌놈도 일본 교민이다 보니 어찌 됐건 코로나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랄 뿐이에요. 더불어 한국은 이제 감염자 수가 하루에 30명 이하로 감소했다는데 정말 자랑스럽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서 일본도 한국을 벤치마킹해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하루빨리 극복하길 바라고 있어요. 사실 한국에 너무 가고 싶거든요~ㅎㅎ By the way, 466억 엔(그중 배송비가 128억 엔;;)이라는 천문학적인 세금을 투입해 고작 어린이 사이즈로 밖에 못 만들었다는 아베 마스크 2장은 언제 받을 수 있나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