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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팅거리] 오촌의 눈

[오촌의 눈] 오키나와에서 시청 중인 KBO 한국 프로야구 (feat. K리그 개막)

오키나와 촌놈 2020. 5. 8. 16:30

#1 야구의 계절, KBO 자네 드디어 왔는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어요. 일본은 Stay Home 캠페인 중이라 심심함이 극도에 달하고 있을 무렵 가뭄의 단비처럼 한국 프로야구가 개막했네요. 이렇게 반가울 수가!! 요즘 오키나와 촌놈은 평소에 잊고 있었던 소소하고 일상적인 것들에 감사하며 살고 있어요. 프로야구도 그중 하나인데요, 비록 무관중 경기이지만 스포츠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격스럽기만 하네요...ㅠㅠ 이곳 일본은 야구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야구는 국민 스포츠인데 개막이 최소 6월까지는 물 건너 간 상황이라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고 있어요. 일본의 코로나 바이러스 대처를 보면 6월도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참고로 최근 조사에 의하면 요즘 일본은 야구 선수보다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인 어린이가 더 많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물론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그래도 아직은 야구의 인기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지만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축구의 인기가 점점 상승하는 분위기임에는 틀림없어요. 아무래도 해외로 진출하는 일본 축구 선수들이 많다 보니 그런 것 같은데, 거기에 더해 일본 선수는 아니지만 오늘 제주도에서 군사훈련을 무사히 수료하고 일반인으로 복귀한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의 영향이 매우 큰 것 같아요. 탈아시아급인 아시아인 손흥민 선수를 보면서 세계적인 축구 선수가 되는 꿈을 키워나가는 일본 어린이들도 분명히 많을 것으로 예상되네요. (오키나와 촌놈 주변에도 벌써 2명이나 있음!!ㅎㅎㅎ) 아무튼 야구 얘기로 돌아가서 이 어려운 코로나 시국에 한국 프로야구가 개막하다 보니 전 세계로부터 주목받는 스포츠 이벤트가 되어 버린 것 같아요.

일단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미국 ESPN에서 한국 프로야구를 중계하기로 했어요. 하루에 한 경기씩 꼬박꼬박 해준다니 거참 오래 살고 볼 일이네요~ㅎㅎ 일본의 언론도 마찬가지예요. 중계는 물론이거니와 어떻게 개막을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기사들이 넘쳐나고 있어요.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언제든지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는 모양이네요. 지금 현재 일본은 코로나가 의심스러워도 PCR 검사를 쉽게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거든요. 의료 인프라가 부족해서 의료 붕괴 수준까지 초래된 상황이라 자연스레 부러움 섞인 비교 기사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특히 미국의 ESPN은 MLB가 중단된 상황에서 한국 프로야구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행운일지도 모르지만 어찌 됐든 한국의 프로야구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는 틀림없어요. 애초에 무료로 중계하려는 생각을 했다는 게 참 어이없기는 하지만 어쨌든 유료로 계약이 이루어졌다고 하니 결과론적으로는 서로에게 이득인 셈이네요.

빠던, 그 던짐의 미학을 다룬 ESPN 기사의 일러스트. 한국과 미국의 홈런 후 모습을 보여주는 박병호 선수의 일러스트가 가장 인상적임

이번 중계를 위해 ESPN에서 소개하는 내용 중 가장 미국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단연 '빠던'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미국에서 배트 플립(Bat Flip)이라 함은 벤치 클리어링의 단초를 제공하는 아주 거만한 행동으로 여겨지기 마련인데요, 한국에서는 전혀 개의치 않는 일종의 홈런 세리머니로 인식되고 있죠. 그러다 보니 이런 차이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요. 재미있는 일러스트까지 동원해서 꽤 상세하게 기사를 작성했는데 (ESPN 관련 영문 기사) 오키나와 촌놈은 그중에서도 박병호 선수의 홈런 후의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한국에서는 홈런 직후 1초가 멀다 하고 바로 배트를 내던지곤 했었는데 미국에서는 아주 공손하게 살포시 배트를 바닥에 놓고 베이스를 돌곤 했었거든요.  

첫 3연전을 치르면서 가장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본 팀은 NC 다이노스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것은 바로 미국의 노스 캐롤라이나(North Carolina, NC) 주의 약어인 NC와 같은 이름을 쓰고 있기 때문이에요. 뜬금포 같기는 하지만 KBO를 전혀 모르는 미국인들에게 이렇게라도 하나의 연결고리가 된다는 게 참 흥미롭긴 하네요. 오키나와 촌놈에게는 마이클 조던이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 출신인지라 노스 캐롤라이나라고 하면 항상 야구보다는 농구가 더 많이 떠올랐었거든요. 게다가 마이클 조던이 현재까지도 노스 캐롤라이나 주에 있는 샬럿 호네츠의 구단주이기도 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NC 다이노스도 같이 생각해야 될 것 같네요^^

KBO 씹어 먹고 MLB로 금의환향한 조쉬 린드블럼(왼쪽)과 LG 타일러 윌슨의 아내 첼시 윌슨(오른쪽)의 ESPN 인터뷰 화면

이런 관심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득을 보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한국에서 뛰었거나 현재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이 최고의 수혜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야구 본고장 미국에도 생중계되고 있다 보니 현재 KBO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잘만 한다면 시즌 종료 후 많은 MLB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테임즈나 린드블럼 같이 MLB에 복귀할 수도 있고요. 더불어 미국에서 경기를 보고 있는 선수의 가족들이나 지인들에게도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어요. 라이브로 멀리 한국에 있는 가족 및 친구의 경기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분들께 한국의 화려하고 신나는 응원까지 보여줄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아직 코로나 바이러스가 해결된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지금의 무관중 경기만으로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해야 될 것 같아요^^

#2 무관중이지만 더욱 흥미로워진 경기력

각 구단의 개막 3연전 결과

첫 3연전은 무관중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경기력이 흥미진진했었거든요. 물론 어이없는 실책들도 보이긴 했지만 역시나 화려한 빠던과 빠이팅은 한국 야구만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개막전은 우천으로 몇 시간 지연된 경기도 있었고, 주변 화재로 잠시 중단된 경기도 있었네요.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개막전이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은 느낌이네요.

개막 3연전 후의 각 구단 순위

3연전이 끝난 시점에서의 순위는 두 팀(KT & 삼성)을 빼고는 전부 최소 1승씩은 챙겨갔어요. 참고로 삼성은 오키나와 온나손에 위치한 아카마 구장으로 매년 전지훈련을 오는데 오키나와 촌놈도 몇 번이나 방문한 적이 있어요. 심지어는 선수들이 묵고 있는 호텔 앞 편의점에서도 선수들을 마주친 적이 있네요~ㅎㅎ 매년 방문하다 보니 삼성은 온나손 지역에서는 VIP 고객이랍니다. 그래서 일본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올해 초에도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곳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된 연습 경기도 하지 못했을 거예요. 어쨌든 아직 초반이다 보니 섣불리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타선은 두산, 키움, NC가 확실히 강해 보이네요. 그리고 롯데의 공격력도 시범경기 1위 다운 저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네요.

5월 8일 한국 프로야구 일정

오늘부터 시작되는 주말 3연전이 초반 기세에 큰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오키나와 촌놈도 채널 바꿔가면서 전경기 시청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 같아요. 사실 오키나와 촌놈도 MLB와 KBO의 빠던 차이를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하도 빠던빠던~ 하고 있으니 괜히 선수들이 더 화려하게 빠던 해주기를 바라게 되는군요. 이것이 바로 여론의 효과??ㅎㅎㅎ 아무튼 빠던 자주 볼 수 있게 시원한 홈런도 자주 나왔으면 좋겠네요.   

#3 부록 : 오늘부터 K-League도 개막!!

오늘부터 한국 프로축구 K-League도 개막하네요!! 야구에 이어 겹경사가 아닐 수 없어요. 오키나와 촌놈은 모든 스포츠를 사랑하는 스포츠 광팬인데 특히 축구를 가장 좋아해요. 그러다 보니 K-League 개막은 반가운 정도가 아니라 거의 오키나와 촌놈을 미치게 만드는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요. 개인적으로는 베스트 프렌드의 친동생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상황이라 해외에서 지켜보는 재미가 꽤 쏠쏠할 것 같아요^^

K-League에 관한 미국 뉴스(왼쪽)와 일본 뉴스(오른쪽)

아니나 다를까 미국의 NBC 방송을 비롯해서 해외 언론들에게도 K-League 개막은 초미의 관심사예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새로운 규칙들을 소개하고 있는 언론도 있고, 전북에서 뛰고 있는 자국 선수 쿠니모토를 조명한 일본의 언론 기사도 있어요. 특히 축구 종주국 영국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데, 그중 개막전은 유튜브를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의 매체로 생중계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든 시기에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나마 K-League로 많은 위안을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K-League의 국내 뉴미디어 중계권 판매 사업을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츠'와 한국의 '팀트웰브'의 컨소시엄이 맡는다는 것이지요...ㅠㅠ

K리그 1라운드 일정

아무튼 대망의 K-League 개막전, 바로 그 시작은 오늘 오후 7시 '전북 vs 수원'의 전주성 빅매치부터입니다!! 오키나와 촌놈도 축구랑 야구 보러 오늘은 이만...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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