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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Gourmet

오키나와 촌놈의 맛집 추천, 톤카츠 타로(とんかつ太郎)

오키나와 촌놈 2020. 3. 17. 02:00

#1 오키나와 음식은 맛없다?

아시아의 부엌이라 불리는 오사카, 한국인의 입맛과 비슷한 후쿠오카 등 일본은 지역별로 미식의 세계도 다양한데요, 오키나와는 그런 곳들에 비하면 생각보다 음식이 별로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오키나와 촌놈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차마 부정하지 못하겠네요~ㅎㅎ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맛이 별로인 음식이 있다면 맛이 뛰어난 음식도 반드시 있는 법!! 이것은 오키나와에서도 적용되는 불변의 진리랍니다^^ 사실 오키나와 촌놈은 항상 오키나와 음식이 좀 짜다고 느끼기에 최대한 덜 짠 곳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양도 넉넉한 곳을 선호하죠. 특히 오키나와에서 가장 대표적인 음식인 '오키나와 소바'를 먹을 때는 안 짜고 국물이 얼큰한 곳을 찾는 것이 포인트가 되어 버렸어요.

이전 편에서도 소개해드린 바와 같이 오키나와 음식은 다른 나라와의 콜라보 음식(?)들이 많아요. 그만큼 퓨전 음식들이 많다는 말인데요, 앞서 소개해드린 스테이크와 타코 라이스는 미국의 영향을 받았어요. 그리고 대표 음식인 오키나와 소바까지도 중국의 영향을 받은 음식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하지만 일본 고유의 음식 또한 많은데요, 그중 대표적인 것이 톤카츠입니다. 한국에서 돈까스로 불리는 이 대표적인 일본 음식은 일본 어디를 가도 인기 있고 사랑받는 메뉴예요. 오키나와 또한 예외는 아닌데요, 그래서 오늘 준비한 맛집은 어쩌면 가장 보편적이지만 항상 인기가 끊이지 않는 일본의 대표 음식인 톤카츠를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입니다. 

#2 오키나와의 대표 프랜차이즈 톤카츠 레스토랑

오늘 소개해드릴 음식점은 '톤카츠 타로(とんかつ太郎)'입니다. 구글맵에서 찾아보시면 일본 전역에 동일 이름으로 된 수많은 점포들이 검색되는데요, 제가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일본 본토가 아닌 오키나와에 있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인 톤카츠 타로입니다.

오키나와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음식점인 톤카츠 타로

톤카츠 타로는 지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의외로(?) 오키나와에서도 많지 않은 프랜차이즈 음식점입니다. 사실 이 음식점을 운영하는 회사는 'Captain Group'이라는 곳인데요, 처음에는 스테이크로 시작한 회사입니다. 그 후 야끼니꾸나 철판요리 등의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요식업에서의 회사 규모를 조금씩 확장해 나갔어요.

Captain Group의 레스토랑 브랜드들

어떻게 보면 이전 편에서 소개해드린 얍빠리 스테키처럼 오키나와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회사라고 할 수 있어요. (얍빠리 스테키 에피소드 보기) 아무튼 이 그룹에서 운영하는 톤카츠 레스토랑 브랜드가 바로 톤카츠 타로입니다. 공항 근처에도 점포가 하나 있기 때문에 렌트카를 이용하시는 분들이라면 렌트카를 픽업한 후나 반납 전에 이용하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톤카츠 타로 외관의 모습

톤카츠 타로는 위의 사진처럼 생겼어요. 레스토랑 마크가 나름 화려하긴 하지만 일본어로 되어 있어서 무슨 말인지 잘 모르실 거예요. 그래서 내비게이션에 영어로 'Tonkatsu Taro'라고 치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어요. 음식점을 발견하셨다면 'IN' 마크를 따라 주차장에 진입한 후 빈자리 아무 데나 파킹하시면 돼요.

디스플레이 중인 톤카츠 타로의 메뉴

들어가시기 전에 위와 같은 디스플레이를 보실 수 있어요. 진짜인 듯 진짜 아닌 가짜 모형인데요, 정말 진짜랑 똑같이 생겨서 볼 때마다 놀라고 있답니다.

따뜻한 분위기의 톤카츠 타로 내부

들어가시면 사진과 같은 분위기의 실내 전경이 눈에 들어와요. 자리는 다다미석과 테이블석뿐만 아니라 카운터석도 마련되어 있어요. 이제 안내받은 자리에서 주문만 하면 끝이에요. 근데 요즘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한 가지 절차가 더 생겼어요. 그것은 바로 손소독입니다. 지금은 장소를 막론하고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장소라면 무조건 입구에서부터 손소독제를 찾을 수 있어요. 그래서 시원하게 소독 한 번 해주고 자리에 앉게 됩니다.

패드의 버튼을 눌러서 주문할 수 있는 셀프 주문 방식
메뉴판을 보고도 주문할 수 있음

이제는 주문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확실히 일본에서 음식 주문할 때 매번 느끼는 거지만 뭔가 한 번에 주문하는 게 아니라 계속 옵션을 물어봐서 선택하게 만들어요. 사실 오키나와 촌놈도 초반에 많이 겪은 문제인데요, 일본어가 안되시는 분들께는 이것만큼 불편한 게 또 없어요. 그래서 그냥 영어로 추천해달라는 분들도 계시고, 그림을 보고 계속 영어나 한국어로 얘기하면 주문받던 종업원이 알아서 가져다주는 경우도 많아요. (영어도 잘 안 통하는 곳이 많아요ㅠㅠ)

톤카츠 타로에서 주문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패드의 화면에서 버튼을 눌러서 선택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메뉴판을 보고 주문하는 거예요. 먼저 패드 방식은 스스로 천천히 주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일본어로 종업원이 계속 뭐라고 하는데 (보통 메뉴나 주문 방법에 대한 설명) 종업원의 의도와는 달리 괜히 시간의 압박을 받으면서 서둘러 아무 음식이나 고르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요. 사실 종업원도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위해서 계속 뭐라고 얘기하는 건데 그 나라 언어를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좀 당황스러울 수도 있잖아요^^ 이런 패드 방식은 언어 변경도 가능해서 어렵지 않게 주문할 수 있어요. 근데 메인 요리를 주문했는데도 뭔가 주문이 안된 듯한 느낌을 받으실 거예요. 그것은 옵션 때문인데요, 밥의 종류나 국의 종류도 하나씩 선택을 해줘야 돼요. 그리고 추가 메뉴나 추천 메뉴도 같이 나오는데 필요 없을 경우라도 스킵을 눌러서 반드시 패스해줘야 최종 주문이 가능해요. 메뉴판을 보고 주문하는 방식은 매우 간단해요. 근데 일본어로 주로 적혀 있으니 그림을 보고 선택하시기를 추천드려요. 근데 이것도 주문하고 나면 밥의 종류는 어떤 걸로 할지, 그리고 양은 또 어떻게 할지 등을 종업원이 분명 물어볼 거예요. 만약 메인 요리를 주문했는데요 종업원이 안 가고 계속 뭐라고 얘기한다면 그런 아마 옵션들을 물어보는 거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3 맛있고 포만감 쩌는 음식점

이렇게 주문을 하고 나면 메인 음식이 서빙되기 전 세팅이 필요해요. 마치 피클 같은 절임 음식인 츠케모노(つけもの)를 접시에 담거나 젓가락을 준비해 줍니다. 근데 여긴 톤카츠 음식점이다 보니 소스를 사용하잖아요. 그래서 소스를 만들어야 돼요. 어려운 건 아니고 일단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마치 먹을 벼루에 정성스레 갈듯이, 깨를 종지에 넣고 부지직부지직 잘 갈아 줍니다. 한국에서도 아마 해보셨을 텐데요, 테이블 위에 준비되어 있는 깨를 먹을 만큼 옮겨 담은 후 밖에서 막 주워온 듯한 막대기로 돌려서 빡빡 갈아주면 돼요. 그리고 소스를 그 위에 뿌려주는데 소스는 마치 꿀단지처럼 생긴 항아리에 들어있어요.

츠케모노와 깨를 갈아 만든 소스

소스랑 츠케모노가 준비되었다면 이제 경건한 마음으로 메인 요리를 기다리시면 돼요. 참고로 위에서 말씀드린 옵션에는 밥과 국이 있어요. 밥은 백미(はくまい)로 할지 아님 이것저것 곡물 10개 정도를 섞어 만든 잡곡밥(10穀米)으로 할지를 결정하시면 돼요. 그리고 밥의 양도 소중대가 있으니 알맞게 선택하시면 돼요. 국은 두 종류가 있는데 고기 된장국 같은 톤지루(豚汁)와 맑은 장국인 스마시지루(すまし汁)가 있어요. 혹시 전날 약주를 많이 하셨다면 톤지루를 꼭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사실 오키나와 촌놈에게는 이 국물이 톤카츠 타로 방문의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거든요^^ 술을 마시면 다음 날 따뜻한 국물이 떠오르는 건 인지상정이겠죠? 오키나와 촌놈도 과음 후에는 가끔 이곳의 톤지루가 그리워지는데요, 톤카츠 전문점임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 국물이 참 맛있어요. 암튼 톤지루를 먹으면 속이 정말 따뜻해지면서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하나마나한 각오를 하게 돼요. 이와 같이 본의 아니게 자아성찰의 시간도 가질 수 있답니다^^ 

야채 및 츠케모노랑 마찬가지로 리필이 가능한 밥과 국

그리고 톤카츠 타로가 무엇보다 좋은 이유는 밥, 국, 야채(キャベツ) 및 츠케모노가 무한리필이라는 것이죠. 대식가인 오키나와 촌놈은 스테이크를 소개해드렸을 때도 말씀드렸지만 일본 음식의 양에 상당히 불만이 많아요~ㅎㅎ 그래서 이곳에 오면 밥은 무조건 가장 큰 걸로, 그리고 야채랑 국은 2~3번은 리필해 먹는 것 같아요. 그러면 양이 딱 적당 해지는 느낌이에요. 물론 톤카츠의 양도 주문 시 결정할 수 있는데 이것은 양에 따라 금액이 조금 상이하니 메뉴를 보고 알맞게 선택하시길 바랄게요.

톤카츠 타로의 기본 구성

오키나와 촌놈은 런치 메뉴에서 고기가 200g인 로스카츠(ロースかつ) 큰 사이즈를 시켰어요. 위의 사진은 기본 구성 메뉴인데 메인 요리를 중심으로 츠케모노, 밥, 그리고 국이 있어요. 메인 요리는 야채와 고기로 구성되어 있고, 밥, 국, 츠케모노, 야채는 전부 리필이 가능한지라 식사 후에 절대로 배고플 수가 없어요. 아마 식사가 끝나면 아주 큰 포만감을 느끼게 되실 거예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양만 많은 것 아니냐고 오해하실 수도 있는데, 사실은 음식의 맛도 정말 좋아요. 고기는 ASMR이 필요할 정도의 바삭함을 자랑하고 국은 위에서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정말 깊은 맛이 나요. 오키나와 촌놈은 잡곡밥도 무척 좋아하는데 이 밥은 그냥 톤지루랑만 같이 먹어도 몇 그릇은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왠지 고기가 사이드 메뉴인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맛있어요. 

톤카츠 타로의 다양한 메뉴들

암튼 톤카츠 타로에는 이밖에도 위와 같이 다양한 메뉴들이 있는데요, 점심에는 가성비 좋은 런치 메뉴도 있고 아이들만을 위한 전용 메뉴도 있어요. 특히 톤카츠와 더불어 일본 사람들이 많이 먹는 음식이 카레인데, 그래서인지 카레 메뉴의 종류도 꽤 있는 것 같아요.

바삭바삭 톤카츠 타로의 로스카츠

마지막으로 주문 시 팁을 하나 알려드릴게요. (사실 팁이라고 하긴 좀 뭐하지만...) 밥, 국, 야채 리필 시에는 직접 종업원을 부르거나 패드 화면을 통해서 주문하게 되는데요. 근데 이때 눈치가 보여서 더 먹고 싶은데 두 번 이상 부르기 애매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간혹 계세요. 이럴 때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종업원이 리필하러 올 때 그냥 더 많이 달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리고 종업원도 아마 더 필요한지 물어보긴 할 거예요. 근데 일본어로 얘기해야 되니 좀 피곤할 수도 있겠죠? 그래서 오키나와 촌놈의 '야채 리필 경험담'을 (굳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는데) 맘대로 공유드리자면 일본어가 허접이던 저의 일본 초창기 시절에는 온몸을 사용해서 '야채 많이 주세요'를 표현하곤 했었어요. 두 손으로 산(山) 모양을 형상화하며 '야마'라고 계속 외쳤었는데요, 야마는 바로 '산'이라는 뜻이거든요. 산만큼 야채를 많이 쌓아 달라는 그런 심오한 의미가 담겨있던 몸부림이었던 거죠~ 물론 이제는 몇 번이고 당당하게 '야채 많이 주세요'를 일본어로 외치고 있지만 솔직히 그때는 식욕이 워낙 왕성했던 시절이라 야채 한 풀이라도 더 뜯고 싶었거든요^^ 암튼 포인트는 주변 현지인들도 끊임없이 리필해 먹고 있으니 몇 번을 먹든지 간에 크게 신경 쓰실 필요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 자신 있게 더 달라고 하시면 되겠습니다^^ 참고하셔서 오키나와에서 든든한 한 끼 해결하시고 즐거운 여행도 계속하시길 바랄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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