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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Daily Life

일본 오키나와 코로나 바이러스 현황

오키나와 촌놈 2020. 4. 9. 16:30

#1 예측 불허인 일본의 코로나 바이러스

현재 일본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예측이 불가할 정도로 감염자 수가 늘어나고 있어요. 하루에 세 자릿수는 기본으로 발생하고 있죠. 사실 이러한 결과는 예상대로(?)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어 더 무섭기도 하네요. 이전 스토리에서도 설명했던 부분인데요, 공신력 있는 여러 외신들이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모르는 척 올림픽 유치에만 온 힘을 쏟아붓고 있었죠. (해당 에피소드 보기) 특히 일본에 사는 많은 한국분들은 이미 이와 같은 사태를 예견이나 한 듯 자신의 블로그나 유튜브에 관련 내용들을 꾸준히 올렸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곳에서는 마이동풍이 되어버리고 말았어요. 정말 다시 한번 드는 끔찍한 생각이 '만약 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렸다면?'... 너무 무서운 상상인가요?ㅎㅎ

암튼 일본은 전국의 7개 지역을 특별 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이제서야 대책 마련에 나섰어요. 하지만 뉴스를 볼 때마다 점점 늘어가는 확진자와 추적이 불가능한 사회 시스템... 곧 심하게 번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요. 특히 일본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한국 상황과 비교했을 때 너무나도 늦은 일본 정부의 대처에 혀를 내두를 정도예요. 바이러스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느슨할 줄이야... 이제야 일부 국민들도 정부 대처가 늦었다고 비판하기 시작하는데 그것 또한 늦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암튼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일본을 덮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음은 한국으로 가고 싶지만 그럴 수 있는 여건이 아니어서 참 씁쓸하기도 하네요.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2 점점 늘어나는 오키나와 확진자 수

비교적 청정 지역으로 꼽혔던 오키나와마저 확진자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거의 다 외부 유입인데요, 문제는 추적이 힘들다는 점이에요. 4월 9일(목) 기준으로 확진자 수가 40명을 돌파했는데 문제는 이 사람들의 동선 및 접촉한 사람들을 확실하게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이에요. 한국과 비교했을 때 일본은 현금 사회라서 추적이 상당히 어렵거든요. 그리고 유흥가처럼 다소 꺼림칙한 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본인의 행적을 숨기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어 더 큰 문제가 될 것 같아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휴업이 늘고 있는 오키나와 국제거리의 모습

위의 사진은 국제거리의 모습인데 황량하기 짝이 없어요. 마키시 시장 및 재래시장 안쪽에 있는 한 술집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하던데 다음 날 그 술집 앞을 지나가 보니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더군요... (이건 뭐지?) 암튼 아직도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해 보였어요. 더군다나 초중고생들은 휴교령이 내려져 그냥 좋다고 밖에서 놀고 있으니... 참 걱정이 됩니다. 그래도 오키나와 현지사가 열심히 하고 있어서 당분간 다른 지역에서 오키나와로 오는 사람들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네요. 이번 바이러스가 거의 다 일본 본토에서 유입된 거라 현지사가 내국인들의 오키나와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성명을 발표했거든요. 강제적으로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이게 최선의 방법인 듯싶어요. 참고로 얼마 전 도쿄에서 온 비행기 한 대는 만석이었다고 하는데 벌써 오키나와로 피난 오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네요.

이 분이 오키나와 현지사 '데니'인데요, 매일 등장해서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을 발표하고 있어요. 관광업으로 먹고사는 오키나와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관광업을 신경 쓸 때가 아닐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어요.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마스크가 부족해서 면 마스크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에요.

#3 관광 업계는 줄초상 중

당근 이런 시기에는 관광업이 망하는 건 당연지사겠죠. 오키나와는 한국의 제주도 같은 곳인데 특히 여름이 내국인들에게는 피크 시즌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리고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도 골든 위크라고 해서 황금 연휴기간인데 올해는 사요나라 분위기예요. 그로 인해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네요. 

오키나와 지역 TV에서는 매일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속보가 나오고 있어요. 일단 확진자의 치료는 확실하게 하는 분위기인데 일본 본토와 마찬가지로 그 사람이 어디를 가고 누구를 만났는지에 대한 추적이 어려워서 언제 어디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이에요.

나하공항은 제2 활주로까지 오픈했지만 비행기 수는 오히려 폭락하고 있어요. 공항에서 일하는 항공사 및 관계자 등의 직원들도 유급휴가에 들어간 곳이 많아요. 현에서 물론 임금은 어느 정도 보존해주고 있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네요.

롯데월드를 연상시키는 오키나와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인 모노레일인데요, 이것 또한 이용자 수가 팍팍 줄어들고 있어요. 3월의 경우는 전년 대비 45만 명이나 줄어들었죠. 4월은 통계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더 심각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해요. 오키나와는 자동차 사회라서 모노레일은 관광객들이 주로 많이 이용한다고 보시면 돼요. 그만큼 관광객들이 많이 줄었다고 볼 수 있고, 동시에 모노레일을 사용하는 현지인들의 숫자도 많이 감소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4 오키나와에 있는 미국도 심각?

오키나와 카데나 공군기지도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캠페인 중

'오키나와=미군 기지'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만큼 오키나와에서는 미군 기지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오산 공군기지처럼 오키나와에는 카데나 공군기지가 있어요. 카데나 공군기지에서도 3명 이상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하는데 그 이후로는 소식이 없네요. (아마 더 발생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이 됩니다만...) 한국도 미국인이 운영하는 평택 기지 근처 와인바에서 감염자가 대거 발생했다죠. 한국과도 비슷한 문제인데 오키나와도 미국인들에게 발생했을 경우에는 대처와 추적이 쉽지가 않아요. 치외법권이 인정되는 미군 기지일지라도 다른 나라에 있으니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해서 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바이러스를 퇴치했으면 좋겠어요. 장교나 계급이 높은 부사관들의 경우는 기지 밖에 사는 경우가 많으니 단순히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이네요.

#5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조심!

오키나와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제부터 시작일 것 같아요. 재래시장에서 발생한 것은 추적도 어렵고 협조도 어려운 것 같아서 정말 난감하다고 하네요. 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지인의 말을 빌리자면 조만간 휴무를 하거나 단축 영업을 해야 될 것 같다네요. 지금 많은 나라가 겪고 있는 것처럼 이곳도 경제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그것을 감수하고라도 초동 대처에 적극적이었던 한국의 상황과 비교해본다면 이곳은 이미 많이 늦은 감이 있어요.

사실 일본은 우익이 점령한 곳이라 평소에는 한국의 좋은 점은 거의 방송에서 찾아볼 수 없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처음에 그렇게 비방만 하던 한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대처를 이제는 본받자는 분위기로 조금씩 바뀌고 있는 점이 참 어색하게 느껴지네요. 물론 초반에 한국의 대처를 본받자는 방송도 있었지만 그냥 국가적으로 쌩~~ 지금까지 믿을 수 없다던 '드라이브 스루' 방식도 이제는 전국에 설치되고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네요. 조만간 오키나와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더군다나 오키나와는 자동차 사회이다 보니 매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네요. 개인적으로는 일본의 다른 지역에서 오키나와로 오는 사람들을 전면 차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 판단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방법이기에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다만 이곳은 보통 아이들이 3명 이상인 가구들이 많아서 부모님들이 잘 통제하지 못하면 무섭게 확진자가 늘어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하네요. 

어쨌든 하루빨리 코로나 바이러스가 해결되어 정상적인 생활 패턴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오키나와 촌놈도 오늘이 한국에서 맛집 투어하고 있을 날짜인데...ㅠㅠ 뱅기는 사라지고... 현실은 오키나와... 너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으니 오키나와에서라도 집콕 잘하고 있어야 될 것 같아요. 코로나 바이러스 조심하시고 힘들지만 우리 모두 조금만 더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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